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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붓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어떤 사람이 붓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붓다는 태연히 얼굴을 닦아 내고는 "더 말할 것이 있는가?" 하고 물었다.

 

붓다의 제자들은 너무나 놀라고 분이 치밀었다.

수제자인 아난다가 붓다에게 말했다.

 

"이건 너무 심합니다! 당신께서 이 자리에 계시지만 않았다면 우리는 그 자를 죽여버렸을 것입니다.

그 자가 당신의 얼굴에 침을 뱉었는데 당신께서는 '더 할 말이 있는가?'하고 물으셨습니다.

도대체 이런 경우가 어디있단 말입니까?"

 

붓다가 말했다.

"침을 뱉는 것 또한 의사표현의 일종이다. 아마 그 사람은 너무 화가 나서 적당한 단어를 찾을 수 없었나 보다. 그래서 침을 뱉은 것이다."

 

침을 뱉은 사람은 크게 놀랐다. 이것은 너무나 뜻밖의 일이었다.

그는 붓다에게 모욕을 가했지만 붓다는 모욕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붓다는 자비심을 보여주었다.

 

그날 밤 그 사람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낮에 있었던 일이 계속 떠올랐다.

그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그는 다시 붓다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간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붓다가 웃으면서 말했다.

"어리석도다! 왜 잠을 설쳤단 말인가? 나는 곤히 잘 잤다. 그대는 왜 사소한 문제에 연연하는가?

나는 상처받지 않았다. 보아라, 나의 얼굴은 전과 변함이 없다. 왜 그대는 그토록 고민하는가?"

 

그 남자가 말했다.

"제가 온 것은 당신의 제자가 되려는 것입니다. 저를 받아 주십시오. 당신 곁에 있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에게서 독특하고 초인적인 어떤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먼저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붓다가 말했다.

"이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내가 어떻게 그대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다. 나는 화가 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대를 용서하란 말인가?"

 

그 남자가 침을 뱉은지 하루가 지나간 후였고,

그들은 갠지스 강변에 앉아 있었다. 붓다가 말했다.

 

"보아라, 하루 동안 갠지스 강에는 얼마나 많은 물이 아래로 흘러 갔겠느냐?

그대 안에도 그만큼의 삶이 지나갔고, 내 안에도 그만큼의 삶이 지나갔다.

저 갠지스 강은 어제와 똑같은 강이 아니다.

나는 어제와 똑같은 사람이 아니다. 사실, 그대는 내게 침을 뱉은 적도 없다.

어제 침을 뱉은 사람은 그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벌써 하루가 지나갔으며, 그대는 침을 뱉었던 사람과 동일 인물이 아니다.

그러니 누가 누구를 용서한단 말인가?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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