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찾아보니 1992년 즈음) 미친듯이 재미있게 키득거리며 시리즈를 섭렵했던 소설이 문득 떠올랐다.
보통은 그랬을, 내게도 다름없이 경마장 시리즈로 불리웠던 소설들.
경마장 가는 길
경마장을 위하여
경마장은 네거리에서
경마장에서 생긴 일
경마장의 오리나무
일주일이면 한 번씩 조그마한 트럭 짐칸에 책을 가득 싣고 와 아파트 주민이면 의심없이 책을 내주던 시절.
동전 몇 푼에 일주일이 즐거웠고 이동도서가 오는 수요일이면 서둘러 퇴근을 하여 오렌지 빛 전등 아래서 열심히 책을 고르던
설렘이 있었다.
십 몇 년이 지나 이렇게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져 인터넷 서점들을 뒤적여본다.
호르몬의 변화가 저 멀리 기억까지 끄집어 내는 효과가 있나보다.
긍정적이다.
뭐, 그 중 하나가 그렇단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