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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まく危險 な香り

훨씬 모순된 것


"내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마 나 자신의 문제일 거야. 당신 탓이 아니야. 내가 나의 마음을 확인할 수가 없어서 그 때문에 나는 혼란스러워하는 거야."
"마음이라는 것은 당신조차도 잘 이해할 수 없는 건가 보죠?"
"어떤 경우에는 그렇지." 하고 나는 말했다.
"그때 당시에는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시간이 훨씬 지나고 나서야 이해할 때도 있어. 그러면 대개의 경우는 이미 때가 너무 늦어버리지. 대체적으로 우리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더더구나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먼저 행동을 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거야."
"마음이라는 것이 무척 불안하고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고 그녀는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나는 주머니에 넣었던 양쪽 손을 꺼내 달빛 아래 비추어 봤다. 달빛을 받아 하얗게 물든 두 손은 그 조그만 세계 안에 갇혀 갈 곳을 잃어버린 한 쌍의 조각처럼 보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마음이란 너무나도 불완전한 거야." 하고 나는 말했다.
"하지만 마음은 흔적을 남기지. 그리고 우리들은 그 흔적을 다시 더듬을 수 있는 거야.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의 흔적을 더듬듯이 말이지."
"그것은 어디에 닿을까요?"
"나 자신에게 닿지." 하고 나는 대답했다.
"마음이라는 것은 그런 거야. 그 마음이 없다면 우리들은 이 세상 어디에도 닿을 수가 없어."
나는 다시금 하늘 위의 달을 올려다보았다. 겨울 달은 자신의 계절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선명한 빛을 발하면서,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하늘 위에 떠 있었다.
"내가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은 절대로 당신 탓이 아니야" 하고 나는 말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