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あまく危險 な香り

티벳 死者의 書



파드마삼바바/지음
라마 카지 다와삼둡/번역
에반스 웬츠/편집
류시화/옮김
정신세계사



7. 사후세계 또는 바르도

바르도Bardo는 글자 그대로 `사이Bar'와 `둘do'을 뜻한다. 두 상태 사이, 다시 말해 죽음과 환생 사이가 바르도이다. 따라사 바르도는 중간 상태, 과도기 상태이다. 라마 카지 다와삼둡은 어떤 경우에 그것을 불확정 상태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것은 또한 밝음과 어둠 중간의 상태로 번역할 수도 있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부터 3일 반이나 때로는 4일 동안, 대부분의 경우 의식체는 자신이 육체로부터 분리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절 상태 또는 수면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간이 첫번째 바르도이며 그것을 치카이 바르도Hchikhahi Bardo, 곧 `죽음의 순간의 바르도'라고 부른다. 이때 최초의 투명한 빛이 사자 앞에 나타난다. 그 빛은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밝아 오는 순수한 빛이다. 그러나 사자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다시 말해 그 빛이 상징하는 마음 본래의 초월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자신의 카르마 때문에 그것을 흐릿하게 인식한다.
  첫번째 바르도가 끝났을 때 자신에게 죽음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자는 두번째 바르도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이것을 초에니 바르도Chosnyid Bardo, 즉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바르도'라고 부른다. 이 상태는 곧이어 세번째 바르도의 상태로 흘러들어간다. 그것이 시드파 바르도Sridpahi Bardo, 곧 `환생의 길을 찾는 바르도'이다. 이 바르도는 의식체가 인간계나 다른 세계, 또는 천상의 극락세계에 환생함으로써 막을 내린다.
  이 해설의 제3장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하나의 바르도로부터 다음의 바르도로 넘어가는 것은 탄생의 과정과 비슷하다. 다시 말해 의식체는 기절 상태(실신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나면서 다음의 바르도로 넘어가며 또다시 기절 상태에 빠진다. 세번째 바르도가 끝날 때까지 이것이 계속된다.
  두번쨰 바르도에서 그가 기절 상태에서 깨어날 때, 그의 앞에는 상징적인 환영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가 이 세상에서 육체를 갖고 있을 때 행한 행위들이 카르마의 환영들로 출몰하는 것이다. 그가 생각한 것과 행동한 것들이 객관적인 영상이 되어 그곳에 나타난다. 생전에 그의 의식 속에 그림을 그리며 나타났던 생각들,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고 꽃피고 열매맺었던 그 생각들이 이제 장엄하고 거대한 파노라마가 되어 등장하는 것이다.
  높은 학식을 갖춘 어떤 스승들, 특히 노랑모자파[黃帽派]라고 불리는 게룩파 종파에 속한 영적 스승들은 초에니 바르도에서 나타나는 110명의 중요한 신들의 환영은 오직 탄트라 불교를 공부해 어느 정도 영적으로 진화한 구도자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일반인들이 죽었을 때는 <시드파 바르도> 편에서 설명된 환영들만 보게 된다는 것이다.
  두번째 바르도에서 사자는 자신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과 뼈가 있는 육체를 갖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착각을 불교 용어로 미망(迷妄)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실제로는 그런 몸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자는 육체를 소유하려는 강렬한 욕망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그는 몸을 찾게 되고, 환생의 길을 찾는 세번째 바르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의 카르마가 선호하는 결정에 따라 이 세상이나 다른 어떤 세상에 환생을 하고, 그것으로써 사후세계는 끝이 난다.
  일반인들에게는 이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명상 수행을 하고 위대한 지식과 깨달음을 지닌 매우 드문 사람들은 바르도의 처음 며칠 동안 한층 영적인 단계들을 경험한다. 높은 깨달음을 얻은 명상 수행자들은 바르도 상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평화의 니르바나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육신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 세상에 환생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그는 줄곧 깨어 있는 의식 상태를 유지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서나 마찬가지다. 세상이 곧 현상이고, 선하든 악하든 생각이 모든 행위의 모태이다. 그리고 누구나 뿌린 대로 거두게 될 것이다.
  매우 예외적인 악행자는 지옥에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일반인들의 경우는 자신이 부도덕한 행위들에 대해 속죄하고 다시 인간 존재로 환생한다. 사자가 얼마 동안 사후세계의 중간 상태에 머물러 있는가는 각자의 카르마에 달려있다. 그러나 49일이라는 상징적인 기간 안에 이 중간 상태로부터 탈출해 환생에 성공하지 못한 사자는 계속해서 모든 카르마의 환영에 시달려야만 한다. 경우에 따라 그 환영은 즐거운 것일 수도 있고 고통스러운 것일 수도 있지만 다음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사후에 니르바나의 경지를 성취하는 깨달음은 힘들더라도, 일반인들이 불성을 깨달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다시 인간 존재로 태어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 태어난다면 마지막 목적지에 이르는 데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P.85-88